#

주말에 저희 가족이

가상 결혼식 놀이를 했어요

(이 현실의 결혼이

가상이고 싶은 서로의 염원을 담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혼식 사진과 영상이 필요해서

외장 하드 뒤지다가

세 명이서 깔깔깔 웃었고

오늘의 일기에도 몇 장 올려볼게요

8년 전 결혼식 사진이니까

모든 것이 좀 촌스러워요

그렇지만 이런 것도 추억이니 같이 웃어주세요

게다가 저는 29살에

다이어트라는 단어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진짜 해맑은 여자였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혼식을 앞두고도

0.1 kg 도 빼지 못하고

오히려 살이 쪄서 플래너와 드레스샵을

당황하게 만들던 여자였어요

(*참고로 혼전 임신도 아님_

출산은 2011년 6월이었음 히히)

제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이따 팔뚝으로 보여드릴게요 푸할할할

#

2010년에 3월에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결혼했어요

그 때에도 저는 좋은 먹거리에 엄청 신경썼던 여자라서

결혼식이 시작하기 전에

화장보다 드레스보다

손님들 코스요리가 잘 나올지 걱정되서

미리 계약한 메뉴와 조리되고 있는 메뉴가 맞는지

아빠에게 체크해달라고 부탁드렸고

저도 확인했어요

원산지도 모두 국산으로만! ^^

저희 집은 서울인데 시댁은 광주라서

시댁 분들과 친척분들이 지방에서 새벽부터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오시고

더 일찍 호텔에 오실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결혼식이 시작하기 전에

제 사진이 아닌,

남편 단독사진이 스크린에 여러 장 계속 나오도록 해두었어요!

며느리가 드레스 차려입고 나오는 것보다

아들의 화보 사진이 착착착착 나오면

"와아, 우리 아들이 서울 가서 성공했구나" 생각하시며 뿌듯하실거고

함께 올라오신 친척들에게도 으쓱하실 거라고 생각했고

제 예상은 적중했어요 히히

+

친정부모님이 네 사진은 왜 안나오냐고 물어서

결혼식 당일에는 바쁘고 정신 없어서

아까 전에 나왔다고 뻥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남 시선은 신경쓸 필요도 없어요

내 가족 내 사람들의 마음이 제일 중요하고

내 마음이 제일 중요해요

내가 누군가를 배려하고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하여

그 행동에 당당하면 아무렇지도 않아요!

+

저희 부모님 그리고 저희 친척들에게

나중에 자세히 말씀드렸더니 잘했다고 하셨어요.

결혼식도 저희 아빠 뜻대로 ^^;;

서울에서 해서 죄송했는데

정말 잘했다고!

#

0.1 킬로도 못 뺀 여자는

(출산까지 한 지금보다 더 통통했었음, 꺌꺌)

이렇게 두꺼운 팔뚝으로 신부 대기실에 나타나서

계속 하이에나처럼 먹을 것을 찾아대서

가족들과 친구들을 경악하게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동생도 미친듯이 놀렸어요

보통 당일에는 떨려서 못 먹는다는데

신부대기실에서 저렇게 많이 먹어도 되냐고

매형 가족들에게 고개를 못 들겠다고

자긴 부끄러워서 집에 가겠다고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저는 화장을 진하게 하면

어울리지 않는 얼굴이라서

색조를 빼고 화장을 연하게 했어요

원장님께서 난감해하시며

이렇게 자꾸 아무 것도 하지 말아달라는 신부가 없다고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아도 책임지지 않겠다고

여러 번 확답을 받으셨어요

(그래서 실제로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았고

괜찮아요, 그래도 저는 이게 좋아요, 푸할할)

#

#
1부가 끝나고 2부에는

제가 남편은 뒤에 두고

너무 빠른 걸음으로 걸어나가서

우람한 팔뚝을 자랑하며

샴페인을 마셔댔고

혼자 계속 빵 터지며 웃다가

들어온 기억 밖에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저는 29살이었고

남편은 36살이었는데

우리 둘 다 그 당시에는 어렸어요.

어려서 너무 몰랐어요,

서로 굳이 결혼 안해도 되는데

해야 되는 줄 알았어요 젠장[!]

#
남편과 예준과 결혼식 사진과 영상으로 실컷 놀고

가상 결혼식 놀이도 한 다음에

예준 재우러 방에 들어간 남편에게_

예전의 남편 모습이 너무 이상했다는 의미로

내가 인간을 창조했다고

놀리는 카톡을 보냈더니

본인이 정해인이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세탁기 사용한 다음에 문을 열어두고

고무 패킹 안에 물기를 닦아주는 것 만으로도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건조기 기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희 집과 같은 거라면

거름망이 두 개 있는 거 다 아시지요?

한 개 꺼내고

그 안에 손 집어넣으면 한 개 더 있어요

제 친구가 1년째 한 개만 있는 줄 알았다가

저희 집에 와보고 처음으로 2개라는 걸 알았대요 ^^;;

옆에 있는 아기 사랑 세탁기는

걸레 전용 세탁기로

사용하고 있어요 우훗훗

(예준이는 이제 아기가 아니라서

어른 옷과 함께 돌려요)

#

걱정해주시고 기도해주신 덕분에

아들의 손가락은 다 나았습니다

붓기는 서서히 가라앉을 거라고 의사선생님이 그르셨어요

#
제 마음도 괜찮습니다 냐하하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웃으며 지내겠습니다

+

엘리베이터 거울이 일반 거울 소재가 아니라

가끔 제 얼굴이 찌그러져 보여도

실제로는 찌그러진 것은 아니니 괜찮습니다 낄낄낄

#

얼마 전 사진이에요

벌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냐하하

진행 시기는 다시 공지할게요

#
우리 내일부터 시작되는 한 주도

화이팅해요!

고맙습니다